등(?)나라 문공이 국정고문 맹자에게 어떻게 나라를 다스려야 할지 물었다. 맹자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항산항심(恒産恒心)입니다. 백성들이 의식주가 해결되어야 올바른 마음을 유지할 수 있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맹자는 스승인 공자보다 더 이상을 추구한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공자가 인치(仁治)라면, 맹자는 한발 더 나아가 의치(義治), 즉 ‘정의를 구현하는 정치’를 주장한다.

의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맹자는 급기야 혁명이론까지 정립하기에 이른다. 불의해서 민심을 잃은 군주는 힘으로 몰아낼 수 있다는 ‘방벌론(放伐論)’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맹자가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이야말로 민심을 다독이는 제일의 방편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제 아무리 인의와 도덕을 외쳐봐야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상황은 한 마디로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섰고, G20 정상회담까지 개최했다. 세계 굴지의 신용평가 회사들이 앞 다투어 대한민국의 등급을 상향조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서민들의 눈에는 먼 남의 나라 얘기처럼 보일 뿐이다. 일자리는 태부족이고 물가는 치솟고 눈덩이마냥 불어난 가계부채로 등골이 빠질 지경이다. 서민들의 일상 생활은 너무 팍팍하고 먹고살기가 이만저만 어렵지가 않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고는 하지만, 민생을 제대로 안정시키지는 못했다. 맹자의 말대로 민생이 안정되지 못하면 민심은 흔들리고 나라는 위기로 치닫게 된다.

대통령 선거가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불행하게도 역대 대통령들 중에는 민생을 돌보기보다는 정파의 이익 심지어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급급한 경우가 여럿 있었다.

정말 이번에는 대한민국에 닥친 민생의 위기, 민심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참된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터럭만큼의 사심도 없이 오로지 민생 안정을 위한 의지와 능력을 가진 대통령 말이다. 올 12월 ‘따뜻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민생대통령’이 꼭 탄생하기를 갈구한다.

안상정 / 논설위원

안상정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