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병원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에 대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선고유예를 판결 했다.

대전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송인혁)는 성폭력범죄의처벌 등에 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학원생 A(28)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선고를 유예한다고 30일 밝혔다.

선고유예란 일정 기간(2년) 동안 다른 사건으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지 않으면 해당 사건에 대한 형을 선고하지 않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에서 "A씨가 진료를 기다리는 와중에 피해자가 예뻐서 뒷모습을 촬영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촬영이 은밀히 이뤄지고 피해 여성의 하반신 뒷모습을 집중적으로 촬영했다"며 "이는 피해자가 성적수치심을 느낄만한 신체를 촬영한 것이라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성적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촬영행위로 피해자가 인격적 존재로서 수치심을 약하게나마 느끼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면서 "피해자의 뒷모습 중 엉덩이와 다리부위를 집중적으로 촬영, 이는 위반죄가 성립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과 법리를 오인한 것"이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고등교육을 마친 A씨가 자신이 치료를 위해 다니는 병원의 직원을 몰래 촬영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하지만 A씨가 범죄 전력이 없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를 설명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0월 병원에서 진료대기 중 소지하고 있던 스마트폰을 이용, 근무중이던 피해자의 신체부위를 약 30초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임춘형 / 홍보위원 (부여가정상담소장)

임춘형 홍보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