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근절을 위해 대통령령(2011년2월3일시행)으로 마련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 조례제정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경북도의회는 차일피일(此日彼日) 미루고 있는 가운데 ‘콧방귀’로 일이관지(一以貫之)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른 기존의 윤리강령에는 지방의원들의 부정부패를 단속할 장치로는 제기능을 할 수가 없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반면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에는 지방의원이 지켜야 할 15개 행위기준과 행동강령운영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해 총 24개 조문으로 구성되어 시행되고 있다.

특히 주요내용 중에는 지방의원은 ▲ 지방자치단체 및 공직유관단체의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경우라도 소관 상임위원회의 직무 관련사항이거나 이해관계가 있으면 심의ㆍ의결을 회피하고, ▲ 직무상 다른 기관ㆍ단체로부터 여비 등을 지급받아 국내외 활동을 하려면 의장의 승인을 받는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와 관련,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지방의회가 스스로 자율성을 지키고 성숙한 지방자치로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원 모두가 공정하고, 청렴한 의정활동을 주민 앞에 약속한다는 의미에서 보다 엄격한 ‘의회별 행동강령’을 제정ㆍ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방의회별 지방의원 행동강령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행동강령운영 자문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ACRC.위원장 김영란)가 전국 244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대통령령, 2011. 2. 3. 시행) 운영현황을 파악한 결과,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이 정작 지방의회에서는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

대통령령으로 시행된지 2년을 코앞에 둔 2012년 11월 현재 지방의원 행동강령을 조례로 제정해 운영하고 있는 곳은 전국 244개 지방의회 가운데 0.4%인 12곳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존의 공무원행동강령이 선출직 공무원인 지방의원들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많아 대통령령으로 별도의 지방의원 행동강령을 제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의 지자체들은 각자의 특성에 맞게 행동강령을 조례로 정해 따르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방의원 행동강령’이 지방자치법에 따라 제정된 기존의 윤리강령과 중복된다는 핑계로 대부분 조례제정에 반대하고 있는 바람에 이를 조례로 채택하지 않는 이상 부패의원의 사법처리되는 중대사안이 아니고서는 의원들의 크고 작은 비위를 처벌할 근거와 장치가 없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지방자치법에 따른 기존의 윤리강령에는 품위유지, 청렴의무, 책임정치 등 추상적인 기준만을 열거하고 있을 뿐이어서 지방의원들의 부정부패를 단속할 장치로는 제 기능을 할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행동강령은 직무관련자 범위, 금품수수 및 인사청탁 금지, 외부강의 신고, 경조사 통지 제한 등 15개 행동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구속력이 크다. 지방의원 행동강령이 유명무실한 것은 광역의회의 집단 거부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조례제정을 한 12곳 가운데 광역의회는 단 1곳도 없다.

덩치가 큰 광역의회 쪽이 제정을 주도해야 파급력이 클 것인데도 불구하고 서로 주변 의회들의 동태만 살피고 있는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지방의원 행동강령이 지방의회별 조례로 제정돼 있지 않고서는 비리 의원들을 징계할 시스템인 징계심사기구(행동강령운영자문위원회)를 가동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방의원들의 부정과 부패근절을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지방의회별로 시급한 조례제정을 촉구하는 바이다.

경북취재본부/조덕이 본부장

조덕이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