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도산 안창호 선생은 ‘민족개조론’을 주장한다. ‘일제로부터 독립을 하려면 힘을 키워야 하고, 힘을 키우려면 모든 것을 개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같은 시대 또 다른 선각자 단재 신채호 선생은 더 급진적인 ‘사회개조론’의 입장이다.

일제를 몰아내는 동시에, 불합리한 일체 제도를 개조해 이상적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개조’를 통해야만이 진정한 독립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공통점이다.

한 세기가 흐른 현재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다시 ‘개조’가 시대적 화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장한 각오로 ‘국가개조론’을 천명하고 있다. ‘수십년 쌓인 적폐를 바로잡고 국가의 틀을 다시 잡겠다’는 것이다.

사실 세월호 사건은 얼마나 대한민국이 모래성처럼 허술하기 짝이 없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건국한지 60여년 짧은 기간 동안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를 한꺼번에 달성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병폐가 안전불감증, 도덕불감증이다. ‘빨리빨리’ ‘대충대충’이 안전불감증을 불러오고, ‘출세지상주의’ ‘목적지상주의’가 도덕불감증을 불러온 것이다. 그런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던 중에 결국 터질 것이 터져나온 것이다.

나라가 이대로 주저앉느냐 다시 일어서느냐 기로에 서있다. 일인당 국민소득은 3만불에 육박한다지만, 새롭게 거듭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후진국을 벗어날 수 없다.

이제라도 여야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과 협력해 ‘국가개조’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네탓 내탓 정쟁할 시간이 있는가? 미국도 9.11테러를 겪은 후에 정치권이 하나로 뭉쳐 국가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비하지 않았나? 이제라도 국가시스템을 뜯어고쳐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안창호 선생의 말씀대로 ‘신뢰’ ‘정직’ ‘실력’이 바탕이 되는 나라로 개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은 결코 잊혀져서는 안 된다. 그 비극을 반드시 전화위복의 전기로 승화시켜야 한다.

그것이 몸서리치게 슬프고 안타까운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세계사가 기원전과 기원후로 구분되듯이 한국사는 세월호 사건전과 세월호 사건후로 확연하게 구분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안상정 / 논설위원

안상정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