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故鄕)을 그리워하며 노래한 시인 정지용 향수(鄕愁)의 싯귀가 생각(生覺)난다.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동산정과 신리 앞을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넘실거리는 은빛
모래톱에서 내 닫고 씨름하던 친구들,

괴내 또랑이라 부르던 앞 냇가 보에서 학교공부가 끝나기가 바쁘게 남녀(男女)를 가리지 않고 뒤섞여 멱 감으며 더위를 식히던 그 시절(時節)을 잊을 수 있는가?

저녁노을 붉게 타다 스러져가는 형제봉의 지는 해를 생각(生覺)해보았는가?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고향(故鄕)을 찾아와도 옛 고향(故鄕)이 아니다.

은빛 찬란한 모래톱을 자랑하던 섬진강은 사라진지 오래고 나이 들어 앙상한 바위와 돌만 구른다.

내가 멱 감고 고기 잡던 괴내 또랑은 생활하수(生活下水)로 생명력(生命力)을 잃어 폭삭 늙은지 오래다.

어디 그뿐이랴 함께 뛰놀고 푸른 꿈을 키웠던 초등학교(初等學校) 어린 시절(時節) 동창생(同窓生) 숙자야,형배야,복순아 이들은 어느덧 70중반에 되니 이름을 말하지 않으면 그 때 모습을 찾기 힘들다.

온 세상(世上)이 생활쓰레기와 폐수(廢水)로 오염(汚染)되어가고 산업발전(産業發展)이라는 미영(未明)아래 공장연기(工場煙氣)와 매연(煤煙)으로 미세(微細)먼지가 인간(人間) 생명(生命)을 위협(威脅)하고 있는 이 때에 그래도 우리 고향(故鄕)은 장수(長壽)마을과 살기 좋은 고장(古藏)으로 꼽힌다.

예로부터 산(山)과 강(江)이 아름다워 자연(自然)을 소재로 한 친환경적인 산업(産業)을 개발(開發)하고 기차마을 관광명소(觀光名所)와 특산물(特産物) 생산(生産)으로 살기 좋은 곡성(谷城), 젊어지는 고장(古藏)을 만들어 가려는 곡성군민(谷城郡民)들과 지방자치단체(地方自治團體) 담당관(擔當官)들의 헌신적(獻身的)인 노력(勞力)이 있다.

이러한 자랑스러운 고향(故鄕)을 둔 우리 곡성중앙(谷城中央) 초등학교(初等學校) 제 47회 동창생(同窓生)들은 2019년 11월 11일 11시 기차마을 로즈홀에서 아홉 번째 동창회(同窓會) 모임을 가졌다.

전국(全國) 각지(各地)에 흩어져 있는 친구(親舊)들이 바쁜 일손 접어두고 달려와 함께 자리를 했다.

고향산천(故鄕山川)이 변했듯이 모두들 날이 갈수록 변해 감을 어쩔 수 없다.

불편(不便)한 몸 이끌고 얼굴 볼 수 있게 나와 준 친구(親舊)들이 고맙다.

자꾸만 연식(年式)이 늘어가는 우리들이고 보니 고장(故障)이 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내년(來年)에는 또 몇 명이나 볼 수 있을까?

자연(自然)은 노력(努力)하면 회복(回復)되고 건물(建物)이나 된다면 리모델링이라도 하겠지만 우리 친구(親舊)들은 그게 아니다.

나이 들어감을 아름답게 생각(生覺)하며 건강관리(健康管理) 잘하여 내년(來年)에도 또 꼭 다시 만나도록 기약(期約)하자.

그리운 친구(親舊)들아!

동창회(同窓會)에 활기(活氣)를 불어넣고 굿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꿋굿이 이끌어온 전임(前任) 회장이윤식(李允植)과 신임 신금순(申今順)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에도 고마움 전하고 또 다시 만나기를 기약(期約)해보며 동창회(同窓會)의 발전(發展)을 기약(期約)해 본다.

CNB 국회방송 호남총국 편집국장 손구환 ecnb@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