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사회 전반에서 ‘명절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 교통 혼잡, 돌봄 공백이 맞물리며 많은 가정이 전통적인 명절 준비 대신 간소화·비대면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은 평균 32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3만 원 상승했다. 쌀, 과일, 육류 등 주요 품목이 최대 25%까지 오르며, 서민 가계의 부담이 커졌다.

교통비 또한 상승세다. 한국도로공사 자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첫날 고속도로 평균 통행량은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나 유류비 부담 등으로 귀성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었다. 코레일의 귀성 열차 예매율은 2019년 대비 10%포인트 낮은 78% 수준에 그쳤다.

맞벌이 가정과 1인 가구 증가로 명절 돌봄 공백 문제도 심화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명절 돌봄센터를 운영해 노인과 아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절 문화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대가족 중심의 명절 관행이 줄어드는 대신, 휴식과 실속을 중시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사회가 명절을 ‘돌봄과 쉼이 공존하는 시기’로 재정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CNB국회방송 호남총괄본부장 오경태 okt07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