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남초(男超)’ 부처로 꼽히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의 성별 불균형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실이 성평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 고위공무원단(고공단) 52명 가운데 여성은 3명에 불과해 5.8%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정부 전체 고공단 여성 비율(12.9%)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본부 과장급(4급 이상) 임용 현황 역시 비슷하다. 산업부 본부 과장급 83명 중 여성은 13명으로 15.7%에 그쳤다. 정부 평균(30.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제1차 균형인사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2022년까지 고공단 내 여성 비율 10%, 본부 과장급 여성 비율 21%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실제로 정부 평균은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산업부는 2018년 당시 비율과 거의 변함이 없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부 소관 정부위원회(위원회)에서도 성별 불균형은 뚜렷하다. 산업부는 전체 33개 위원회 중 26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2개 위원회가 「양성평등기본법」이 규정한 ‘특정 성별이 6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법정 성비 기준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기준, 전체 정부위원회 511개 중 법정 성비 미준수 위원회는 119개(23%)였는데, 산업부의 미준수율은 46%로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노후거점산업단지경쟁력강화추진위원회 ▲산업표준심의회 ▲수소경제위원회 ▲에너지위원회 등 4개 위원회는 여성가족부로부터 3년 연속 개선 권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

권향엽 의원은 “공공기관이 여성임원 비율 목표를 세우듯 산업부 역시 자체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정부 균형인사지침에 맞춰 정부 평균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NB국회방송 호남총괄본부장 오경태 okt07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