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기식)은 18일 연구보고서 「피지컬 AI 시대, 의료 혁신 방안」을 발간하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된 피지컬 AI가 한국 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필수 의료 인력 부족, 지역 간 의료 격차, 초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의료비 상승 등 복합 위기에 직면한 한국 의료의 현실을 진단하며, AI와 로봇, 가상기술이 결합된 피지컬 AI의 확산이 의료 서비스 제공 방식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의료 로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의료 분야 로봇이 2025년 전 세계 산업·서비스 로봇 매출의 2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시장 규모는 2025년 130억 달러에서 2035년 437억 달러로 연평균 12.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디지털 AI와 피지컬 AI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AI가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을 지원한다면, 피지컬 AI는 이를 물리적 환경에서 실행해 환자에게 직접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사의 역할은 진단과 처방의 주체에서 AI 검증과 의사결정 감독, 다학제 조율자로 변화하고, 병원 역시 분산형 의료 네트워크와 가상병원 중심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사례도 소개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AI 의사 ‘Dr. Hua’, 중국 칭화대의 AI 에이전트 병원, 스페인의 AI 기반 병원 운영 시스템, 사우디의 국가 단위 가상병원, 미국의 비물리적 병원 등이 피지컬 AI 의료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국회미래연구원은 피지컬 AI가 단순한 의료기기 도입을 넘어 의료 생산·소비 구조 전반을 변화시키는 혁명이라며, 한국 의료의 특수성을 반영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료 특화 피지컬 AI 개발 지원, 고빈도 질환 중심 전략, 가상병원 기반 취약지역 접근성 강화, 의료 데이터 관리 체계 개선, 인력 수급 정책 개편, 융합 인재 양성, 위험 대응 체계 마련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승환 연구위원은 “피지컬 AI는 의료의 본질과 평가·보상 체계까지 재구성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관점에서 의료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CNB국회방송 호남본부장 오경태 okt0797@naver.com